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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의 밥상에는 배려와 소통이 필요하다(문어)
14-12-21 12:04

밥 잘 먹는다는 것이 의외로 쉽지 않다.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냐 싶지만 보통 사람은 맛있게 먹으면 되겠으나 리더는 다르기 때문이다. 밥 먹는 것 자체가 작전이고, 정치며, 비즈니스다. 리더 중에는 뜻밖에 밥 못 먹는 사람이 많다. 오히려 보통 사람보다 더 많은데 이유는 리더이기 때문이다. 힘과 돈이 있기에 자기중심적이어서 상대편에 대한 배려와 소통에 소홀해지기 쉽다는 뜻이다.

 조선 제24대 임금인 선조가 그랬다. 임진왜란을 초래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더욱 욕을 먹는 측면도 있었겠지만 어찌 됐건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준 임금은 아니었다. 왜군의 공격으로 조선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였을 때, 이여송 장군이 이끄는 명나라 원군이 조선에 도착했다. 나라가 망하기 직전에 온 구원병이었기에 조정에서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맛있는 음식을 장만해 정성껏 환영잔치를 마련했다.

 기록을 보면 이때 준비한 음식 중 하나가 바로 문어 요리였다. 왜 하필이면 문어를 준비했을까? 사실, 우리나라 사람들 대부분은 문어를 잘 먹는다. 삶아서 바로 먹기도 하고, 약간 숙성시킨 문어숙회를 초고추장이나 기름간장에 찍어 먹기도 하는데 우리는 숙성됐는지 안 됐는지에 따른 문어의 미묘한 맛 차이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로 문어를 사랑한다.

 명나라 장수의 환영잔치에 문어를 준비한 이유 역시 우리가 좋아하니까 당연히 명나라 사람들도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문어는 전통적으로 잔칫상에 오르는 음식이다. 지금도 경상도 안동의 양반가에서는 손님이 오면 반드시 문어숙회를 내놓는다고 할 정도니까 손님 접대 음식으로는 제격이다. 그러니 흔한 고기보다는 특별한 음식으로 성의를 다해 대접한다는 의미가 있다.

 그렇다면 명나라 장수들은 과연 문어를 맛있게 먹었을까? 기록을 보면 “모든 장수가 난처한 낯빛을 띠면서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다”고 나온다.

 중국 사람들은 문어를 즐겨 먹지 않는다. 물론 중국 남부 바닷가 지역인 광동성이나 복건성에서는 문어를 먹지만 북경을 비롯한 내륙지방에서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다. 사실, 다리가 넷 달린 것은 식탁 빼고 다 요리해 먹는다는 중국 사람들이지만 그래도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 첫째는 우리가 좋아하는 산 낙지를 먹지 못한다. 많은 중국인이 꿈틀거리는 산 낙지를 보며 도저히 징그러워 먹지 못하겠다고 고개를 돌린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문어를 보고도 비슷한 느낌을 갖는 모양이다. 둘째는 뜻밖에 깻잎을 먹지 않는다. 우리에게는 향긋한 깻잎이 중국인에게는 향기가 너무 강하고 역한 느낌이라고 한다. 우리가 고수풀을 처음 먹었을 때의 느낌과 비슷한 것 같다.

 사실, 문어는 나라별로 선호도가 분명하게 엇갈리는 해산물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나 일본은 문어를 좋아하고, 남유럽에서도 문어를 즐겨 먹는다. 다만 유럽인들은 우리처럼 살짝 데쳐 먹는 것이 아니라 흐물거릴 정도로 푹 삶아 먹으니 우리 입맛에는 별로 맞지 않는다. 반대로 중국이나 북유럽 쪽에서는 문어를 잘 먹지 않을 뿐만 아니라 주로 괴물 취급한다. 히틀러가 제2차 세계대전을 일으켰을 때 영국의 전쟁 포스터는 히틀러의 문어발이 유럽을 집어삼키는 것으로 묘사했을 정도다.

 그러니 이여송을 비롯한 명나라 장군들이 감히 먹을 엄두를 내지 못했던 것이다. 더군다나 임진왜란 때 온 이여송 일행은 대부분 바닷가에서 멀리 떨어진 중국 동북 3성인 요령성 출신들이다. 문어를 구경조차 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그런데 혹시 자기네는 먹지 못하는 문어를 내놓은 데 대한 복수였을까? 이여송이 선조에게 답례로 건넨 음식이 계두라는 벌레였다. 계두는 계수나무 속에서 자란다는 벌레로 한나라 역사책인 ‘한서(漢書)’ 남월전(南越傳)에도 나오는 유명한 식품이다.

 남월은 지금의 중국 운남성, 베트남 북부로 예전 남월의 왕이 중국에 공물을 보낼 때 보석은 한 상자를 보내면서도 계두는 간신히 한 접시를 보냈다고 적혀 있을 정도로 귀한 음식이었다. 맛이 달콤하면서 동시에 신맛이 나는데 황제들이 주로 간식으로 먹었다니까 이여송이 선조를 골탕먹이려고 가져오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름 조선의 왕을 지극 정성으로 대접하겠다고 준비한 음식이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한테는 계두 아니라 계두 할아버지라도 벌레는 벌레일 뿐이다. 선조가 계두를 바라보며 오랫동안 주저하다가 결국에는 젓가락을 대지 못했다는 기록이 성호사설에 실려 있다.

 선조와 이여송의 이야기가 영락없이 이솝 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두루미 이야기를 닮았다. 각자 친구를 초대해 놓고 자기들이 먹는 그릇인 접시와 호리병에 음식을 담아 상대편은 먹지도 못했다는 우화다. 준비한 음식도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었지만, 싫다고 안 먹은 것에서도 상대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선조 임금과 이여송 장군은 서로 같은 편이면서도 동질감이 아니라 이질감만을 확인한 꼴이었는데, 그 때문인지 전쟁 기간 내내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리더의 식사에는 배려와 소통이 필요하다. 그래야 부하들이 따른다.                                                    <윤덕노 음식문화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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